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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아르헨티나 할머니(ARUGENTIN BABA)-2007

아르헨티나 할머니 (アルゼンチンババア: Arugentin Baba)

감독 나가오 나오키 출연 야쿠쇼 코지(아버지 사토루), 스즈키 쿄카(아르헨티나 할머니 유리), 호리키타 마키(미츠코) 개봉 2007 일본, 111분 평점

요시모토 바나나 원작.

요시토모 나라 삽화.

 

짧은 이야기지만 삶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겼던 소설

 

[아르헨티나 할머니]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과연 요시모토 바나나의 반짝거리는 문체를 잘 살릴 수 있을까...

요시토모 나라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와는 얼마나 다를까...혹은 벗어나지 못할 것인가...

 

하는...생각에 일단은 궁금해졌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오프닝.

이런 오프닝을 보면 요시토모 나라의 이미지를 가지고 가는 것은 분명하다.

 

익스트림 클로즈업 몽타쥬가 자주 등장한다.

 

일본에서 촬영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이국적인 정취와 색감이 포근하다.

 

스즈키 쿄카가 연출해내는 아르헨티나 할머니 '유리'는 책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

일단은 가장 눈이 가는 캐릭터인 아르헨티나 할머니와 그녀가 사는 서양식 건물은,

이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고려하고 연출해야 할 부분이었을 것이다.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다는 전단지와 그 주위로 피어 있는 해바라기.

행방불명된 아버지는 오히려 '행복'해보인다.

 

마치 드라큐라의 성으로 쳐들어가기 전인 전사의 의미심장한 뒷모습이랄까...

어릴적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집에 아버지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려운 마음의 미츠코.

중앙에 선 그녀의 빌딩과 한쪽으로 치우친 뒷모습의 미츠코 사이에는

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암바톤이 영상을 나른하게 이끈다.

 

쥐를 잡아먹은 듯한 빨간 입술.

한가지 아쉬운 것은 '냄새'

눈으로도 느낄 수 있는 냄새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버지가 만들고 있는 만다라.

이 만다라는 무엇일까.

이야기에서 만다라가 차지하는 비중이란?

 

같은 구도로 세사람을 번갈아 잡는 카메라.

뻗뻗한 미츠코.

동일선상에서의 '소외'

 

유리와 사랑에 빠진 아버지를 두고 모두는...

 

"제정신이냐, 네가 지금 그럴 때냐?"

 

...고 다그친다. 아내의 죽음을 외면한 채 도망쳐버린 아버지를,

미츠코는 인정할 수 없다.

 

유리가 만들어온 꿀을 먹고 느즈막에 사랑을 불태우는 사람들.

유리는 그런 존재다.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겉치레와 체면을 털어낸다.

삶을 이끄는 것은 의무와 책임이라기 보다는 자신을 그리고 남을 조금 더 사랑함에 있다는 것일까.

 

하지만 미츠코에게는 아직 무거운 짐이 있다.

어머니의 죽음도,

아버지의 기행도,

무엇보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음에

그 마음이 무겁다.

 

불이 난 아르헨티나 건물.

유리가 임신한 사건을 계기로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유리는 아버지에게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훌륭한 아빠가 되어달라면서,

아버지를 미츠코의 품으로 돌려보낸다.

 

어머니를 잃고 삶에서 방황하던 아버지는,

유리라는 안식처에서 자신을 찾고

이제는 삶을 대면할 용기가 생긴 것이다.

 

아버지는 밤낮 없이 다시 돌을 깎고,

미츠코는 어머니의 유골을 가지고 집을 떠난다.

미츠코의 반죽하는 손은 아버지의 조각하는 손과 오버랩된다.

 

남을 위해 일해야만 했던 손은

자신을 위하는 손으로,

행복을 만드는 손으로 자라난다.

 

두 손이 만난다.

 

돌고래를 좋아하던 어머니의 비석은 돌고래 모양.

아버지의 센스넘치는 비석은 아버지와 미츠코의 실수로 바닷속 깊은 곳에 떨어지지만,

둘은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한다.

 

둘은 비로소 어머니와 부인을 온전히 보낸다.

 

유리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미츠코.

 

하지만 아기를 낳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였던 탓에

유리는 동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유리가 살았던 건물에서 살게된 세사람.

미완성인 만다라는 동생이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고,

미츠코는 전처럼 다시 밝아졌다.

 

유리는 죽어서 떠나버렸지만, 새로운 생명을 남겼고,

미츠코의 가족이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쓴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죽여가면서 살아야 되는 곳.

결국 사람은 그 누구를 위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두꺼운 화장을 한 기묘한 여인.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외양과는 달리

그녀는 가면을 벗고 있다.

 

가면을 쓰고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사람들 가운데서

가면을 벗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법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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